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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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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반복되는 아파트 정전…구내설비 투자에 인색해 발생한 人災
등록 :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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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중순 폭염이 시작된 이후 공동주택 아파트를 중심으로 정전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무더위가 시작된 7월 한달 동안 총 170건의 아파트 정전이 발생했다.

한 낯의 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갔던 26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670여 세대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비슷한 시각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750세대에서도 10시간 넘게 전력 공급이 끊겼다. 10시 반쯤에는 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에서도 2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해 200세대가 불편을 겪었다. 한전 측은 APT 고객설비의 전력 과부하로 변압기가 고장 나 정전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3년의 통계를 보더라도 무더위가 절정인 여름철 7, 8월은 전체 아파트 정전의 50% 이상이 발생했다.

여름철 집중적인 정전, 인재로 봐야

정전 예상, 비용 아끼려 투자 게을리


여름철 정전의 원인은 과도한 전기사용이다. 무더위에 가정에서 밤낮으로 냉방기기를 사용하면서 전기사용량을 견디지 못해 아파트 수전실에 설치된 변압기 고장이 빈번했다.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켠 냉방기가 결국은 정전으로 이어지면서 큰 불편을 초래한 것이다. 특히 지은지 2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의 경우 각 가정에서 전기사용량은 늘고 있는데 , 아파트 단지 수전실에 있는 변압기 용량이 적어 사용량 만큼 전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과부하로 인한 정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국내 2만 5132개의 아파트 단지중 변압기의 수전 용량이 세대당 2~3kW 미만인 단지가 5600여개에 달한다. 25년 이상 된 아파트 단지 4158개중 3000단지 이상은 변압기 용량이 세대당 3kW를 넘지 못했다.

각 세대마다 냉방기기는 물론 가전제품이 대형화되고, 인덕션의 보급으로 취사를 할 때도 전기를 사용하면서 전기사용은 꾸준히 늘었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수전설비는 20~30년 전 용량으로 사용하다 보니 정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아파트 세대당 전기 사용량을 규정한 것은 1991년이다. 정부는 ‘주택건설기준에 관한 규정의 전기시설 산정기준’ 을 제정해 세대당 전용면적이 60제곱미터 이상인 경우 3kW로 규정했으며, 이를 초과하는 10 제곱미터마다 0.3kW를 추가하도록 했다. 1998년 8월에는 이 규정을 개정해 0.5kW씩 추가하도록 했다. 한 건축전기 기술사는 “설계를 할 때 세대당 3kW 이상 용량으로 설계하도록 규정했지만 당시 설계를 할 때 수용율 등을 계산했기 때문에 변압기 수전용량은 더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아파트 단지는 정전위험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아파트 노후도별 정전 건수를 분석한 결과 25년 이상 된 아파트의 정전 발생률이 15년 미만 아파트 대비 8.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전의 원인은 또 있다. 아파트에는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받는 수전실이있다. 주민들은 아파트에 살면서 수전실이 어디 있는지 관심도 없을 뿐 아니라, 전기를 받는 곳은 위험시설로 인식돼 대부분 아무도 모르는 지하에 설치를 한다. 수전실이 바람도 잘 통하지 않는 지하에 있다 보니 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한전 남서울 본부 관계자는 “변압기 용량도 문제지만, 갑작스럽게 냉방부하가 몰리면서 차단기가 작동하는 경우도 있고, 지하에 있는 전기실 운영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기온이 35도 이상 오를 때는 지하 전기실은 40도가 넘어 차단기가 오작동을 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남서울 본부 관내의 7월 정전 현황을 보면 7월 14일부터 25일 까지 30여건의 정전이 발생했으며 이중 과부하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차단기의 일종인 ACB가 작동해 정전이 된 경우가 20여건에 달했다. 과부하를 예방하기 위해 동작을 한 경우도 있지만, 오 동작에 의한 정전이 대부분이었다.

이 관계자는 “지하에 있는 수전설비는 환풍 팬으로 열을 식히는데, 폭염 때에는 전기실 과열로 인해 ACB가 동작하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 수전실을 찾아가 온도를 낮춰 운영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에 지어진 1기 신도시가 몰려 있는 경기도 일산도 여름철이면 정전으로 몸살을 앓는 곳 중 한 곳이다. 올 7월에도 17건의 정전이 발생했으며, 차단기가 작동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저체 17건 중에서 사용량 증가로 차단기가 동작한 것이 12건, 고객 변압기 등 설비 고장이 5건이었다.

한전 경기북부본부 관계자는 “차단기가 작동해 정전이 되더라도, 아파트 수전설비의 경우 민간시설이다 보니 한전이 조작해 송전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며 “전기안전 관리자에게 ACB, UVR(저전압 계전기) 등 동작하는 방법만 알려주는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1000세대 미만의 오래된 아파트는 전기시설 관리 사각지대가 될 수밖에 없다. 전기사업법에 계약전력 1000kW 이상 아파트는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해 상주시키도록 하고 있지만, 그 이하 용량은 상주 의무가 없다. 계약 전력을 기준으로 볼 때 300~600세대 규모의 아파트는 전기안전관리자가 상주를 하지 않는 셈이다. 단순히 기기 조작만 하면 정전에 따른 불편을 막을 수 있는데 사람이 없이 비상시 조치가 늦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변전소에서 1~2초 순간적으로 정전이 발생하면 피부로 느끼지 못할 정도인데, 일부 아파트는 1시간 가까이 정전이 발생하고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다. 이런 아파트의 경우 상주하는 전기안전관리자가 없거나, 관리자 한명이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관리자가 퇴근한 야간이나 주말에 설비 이상이 발생해도 즉각 조치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순간 정전이 발생하면 아파트 수전실에 설치된 UVR이 설비보호를 위해 떨어지는데, 이를 조작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경우 정전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전기설비 투자에 유독 인색해

전기안전관리법 개정 시행중

한전은 최근 정전이 발생한 2000년도 이전 준공 아파트 8곳을 대상으로 정밀 진단을 실시했다.

이우상 한전 부장은 “설비의 정격용량, 보호협조, 설비의 노후도, 설비 관리상태 등을 점검한 결과 놀라운 결과를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슈는 입주 후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파트에서 관리하는 차단기, 변압기, 전선 등과 같은 전기설비는 용량증설, 노후설비 교체, 차단기의 차단용량 등의 변경 없이 점검한 모든 아파트가 20년 전 그대로 운영되고 있었다. 전기안전 관리자의 잦은 이동에 따른 기기 매뉴얼, 전기설비의 이력 등은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고장에 따른 정전은 예정된 수순 이었다.

아파트 전기설비의 고장 원인을 조사한 결과 변압기의 용량이 부족에 따른 과부하가 고장의 원인이 됐다. 변압기 과부하로 고장이 발생하면 변압기의 교체 작업이 수반되기 때문에 장시간 정전이 발생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아파트의 사용량 및 세대별 전기사용량이 증가한 만큼 설비의 용량을 늘여야 하지만 대부분의 아파트는 투자에 인색한 게 현실이다. 변압기 용량증설을 하면 수 천 만원에서 억대의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많은 아파트 단지는 고장이 나면 바꾸자는 식이다. 아파트 단지에서 변압기의 고장으로 정전이 발생할 경우 교체 비용은 보험으로 처리된다. 고장의 우려가 있어 사전에 교체할 경우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한전 관계자는 “노후 된 전기설비의 고장이 발생한다. 전기를 오랫동안 사용하면 전기기기의 수명은 줄어들기 마련”이라며 “이는 설비 노후에 따른 절연내력이 저하돼 전기설비의 단락 등이 화재로 이어져 재산피해와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도 매년 마다 반복되는 아파트의 정전을 예방하기 위해 한국전력은 다양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매년 하계 이전에 2만5000여 개 단지의 고압 아파트 전기설비를 무상으로 점검하고 불량설비에 대해 아파트 관리소를 통해 조치해 줄 것을 안내하고 있다. 정전시에는 차단기, UVR 조작방법 등 운영방법에 대한 다양한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또 7월 1일부터 전기 안전관리법 개정을 통해 사용전·정기검사 대상범위를 확대해 계약전력에 관계없이 모든 고압 아파트의 수전 설비와 구내설비를 사전점검중이다.

 

< 저작권자 전기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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