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이 모두 소진이 돼 두 달 정도 기다리셔야 합니다.”

올해 초 편성된 서울시 태양광 미니 발전소의 보조금 예산 50억원이 지난달 전액 소진돼 태양광 미니 발전소 설치는 말 그대로 ‘올 스톱’됐다.

7일 기자가 직접 A 태양광 미니 발전소 설치 업체에 문의한 결과 돌아온 대답도 마찬가지였다. 거주 지역, 정부 보조금과 자부담금, 베란다 방향 등을 확인하더니 올해 편성된 보조금이 바닥나 ‘우선 대기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7년째를 맞은 서울시 태양광 미니 발전소 보급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기여하고 있지만, 보조금 예산이 조기 소진되면서 시민들은 전력수요가 가장 큰 여름철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지 못하고 가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서울시가 태양광 미니 발전소 보급을 활성화시켰다는 걸 의미하지만, 사전에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20억원 증가한 50억원이 책정됐지만, 전기요금 누진제가 완화되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구당 보조금도 인상했다”며 “무엇보다 지난해에 비해 태양광 발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에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8월 말 계획된 기후변화기금 운용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9월 중에는 보조금 지원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 태양광 미니 발전소 보조금 체계에 따르면 250W 베란다형 기준으로 40만원을 지원 받고 초과 시 W당 1500원를 추가 지원받는다. 이에 따라 61만5000원인 260W 베란다형 미니 발전소를 설치할 경우 서울시 보조금 41만5000원과 5~10만원인 자치구 보조금을 추가로 지원받아 자부담금은 10~15만원 정도다.

실제로 미니 발전소의 보조금 혜택이 알려지면서 올해는 여느 때보다 신청자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서울시 월 평균 전력사용량 304kWh를 기준으로 3년도 안돼서 설치비를 회수할 수 있다. 지원금 덕분에 전액 자부담으로 설치할 때보다 투자 회수기간이 7년이나 단축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태양광 미니 발전소 설치 가구 수는 3만508곳이며, 발전용량은 2만9527kW다. 설치된 태양광 미니 발전소의 연간 전력생산량은 3448만7536kWh수준으로 대략 9454가구의 연간 사용량(2015년 서울시 가구당 연평균 전력사용량 3648kW 기준)에 해당한다. 서울시가 그동안 추진한 미니태양광 발전소 보급사업의 효과다.

서울 동작구 경동원츠리버에 사는 김용원 씨는 “보조금 덕분에 자부담금이 작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설치를 했고, 햇볕이 잘 안 드는 저층부인데도 한 달에 2000~3000원 정도 절감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보조금 없이 전액 자부담을 한다면 큰 도움이 안 될 수 있지만, 보조금을 감안하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조금 정책뿐 아니라 다양한 보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만약 지금처럼 보조금이 중단되거나 축소될 경우 태양광 발전소 설치는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원 연구부소장은 “보조금 정책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초기 시장 구축을 위한 제도로, 보급업체의 노하우 축적과 기술개발로 설비단가를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하지만 보조금과 더불어 융자 등 금융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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